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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수, 6년 와신상담 끝내고 싹 바뀐 신작 공개

작성일 19-06-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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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Art Chosun on Stage Ⅱ’ 조선일보미술관 기획


초대전 ‘Alive, 그려지는 대로 그리고 그리다’, 7월 7일까지






“변했다. 그런데 잘 변했다!”
 
함명수의 신작을 마주한 미술계 관계자들과 동료 작가들이 입을 모았다. 몇 년 전, 세필로 필치를 살린 이른바 ‘면발풍경화’로 인기를 얻었지만, 신작에서는 면발도, 도시풍경도 찾을 수 없다. 시장 반응이 좋았던 면발 시리즈를 접고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함명수가 6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조선일보미술관 기획 ‘아트조선 온 스테이지(Art Chosun On Stage)’ 시리즈 일환으로 마련된 함명수 초대전 가 27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새롭게 도전한 화법이 돋보이는 최신작을 비롯해 화풍의 변모 과정을 짐작해볼 수 있는 근작 등 회화 40점과 변화의 계기와 바탕을 마련해준 드로잉 39점이 걸렸다.
 
지난 몇 년간 함명수는 성공적인 전작에 매몰되지 않고 변화를 꾀했다. 부러진 나이프나 몽당붓으로 노트 종이를 긁거나 뜯어내길 반복하며 즉흥성과 질감을 살린 고유의 조형어법을 발전시켜갔고 와신상담 끝에 속도감 있게 물감을 긁어낸 신작 시리즈를 완성했다. 전작에서 붓 터치를 살려 시각적 회화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긁어내고 덜어내며 화면을 채워가는 드로잉 행위를 강조한 화법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는 에스키스 없이 무작정 캔버스 한구석에 유화물감을 두툼히 올려놓고 이를 몽당붓으로 긁어낸다. 찰나의 감흥이 거칠게 담기는 드로잉처럼 그의 회화는 살아있는 듯 순간순간 반응한다. 긁어내고 덜어내어 채워가는 일순의 호흡과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화면에 그대로 기록해 역동하는 생명감이 드러나는 듯하다.
 
에스키스나 사전 계획이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열린결말’이다. 작가마저도 그림이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다. 꼼꼼한 밑그림이 필수였던 기존 작업과 구별되는 대목이다. 알 수 없는 결말을 향해가는 작가에게나, 그렇게 해서 완성된 그림을 보는 관람객에게나 낯섦과 설렘은 필연적이다. 드로잉과 페인팅의 경계를 허물고, 붓질에 천착하던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 긁어냄으로써 30년 화업에 없던 흥미로운 지점이 열린 것이다.



전시장을 찾은 50대 여성 관람객은 “함명수의 작업을 오래전부터 지켜봐 왔는데, 기존 작업과는 많이 달라진 이번 신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출품된 근작들과 비교하면서 보니, 땅에서 갑자기 솟아난 변화라기보다는 차근차근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눈에 보인다. 새로움을 갈구했을 작가의 고민과 지난 시간이 느껴지는 듯하다. 물감을 긁어낸 흔적들에서 자유로움이 읽힌다”라고 감상평을 밝혔다.
 
김민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2팀장은 이번 전시 서문을 통해 “그려지는 대로 그리는 과정에서 원초적인 붓질로 화면을 채워나가는 동시에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긁기’라는 새로운 방식을 취한다. 이 긁기는 그동안 수없이 그린 붓질의 한계를 뛰어넘어 종이가 찢어질 때까지 그린 습작에서 비롯됐다. 번진 물감의 흔적에 종이를 뜯어낸 거친 표현은 재료의 물성을 파헤치는 새로운 시도로 방식이 조금 다르지만 그리는 행위의 연장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열린다. 월~일 오전10시~오후5시. (02)724-7832


아트조선 윤다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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